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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영의 보금자리
▣ 그냥

황제 우산 의전(儀典, Protocol) ?

by 영영(Young Young) 2021. 8. 28.

 

의전(儀典, Protocol)은 예(禮)를 갖추어 베푸는 각종 행사 등에서 행해지는 예법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적절한 의전은 보는 사람에게 편안한 마음을 주는 반면

무리한 의전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불편한 마음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8월 27일 오전,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입국자 초기 정착 지원과 관련해 브리핑하는 도중

직원이 차관 뒤쪽에서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주고 있는 의전이 문제가 되었다.

 

대부분의 언론은 '구태의연한 조직문화'란 의미로 '황제의전'이니 뭐니 가십거리를 만들었고 정치권, 유투브 등도 기분좋지 않은 메세지로 여론을 몰아갔다.

단순히 사진이나 기사내용만 보면 누가 보아도 아주 불쾌한 의전의 형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속내를 조금 더 들여다 보면 기사의 내용은 자극적 관심을 끌기위해 단편을 강조하여 구태의연한 조직문화라는 제목을 갖다 붙힌 것이다.

 


언론과 정치권에서 의전이 문제화되었지만

정작 현장에서 브리핑을 지켜봤던 참여자들의 반응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의 해명을 들어보면 그 이유가 이해가 된다.

 

"차관은 키가 작은 편인데 직원은 컸다. 처음에 구부정하게 우산을 받쳤는데, 차관의 머리 뒤로 우산 손
잡이와 앞통수가 나오니 취재진이 '더 앉으라'고 한 상황이었다"면서 "점점 자세를 낮추며 기마자세 비슷
하게 하다가, 다리가 불편하니 한쪽 무릎을 꿇으며 다리를 바꾸다가, (사진 속) 자세로 된 것"이라고 말했
다.

 

즉 그 시츄에이션은 누가 지시하거나 강요한 행동의 구태의연한 조직문화가 아니라 현장에서 의도와는 무관하게 분위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취해진 행동이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35년 가깝게 공직생활을 했지만

무릅꿇고 우산 받힐 정도의 의전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행태이다.

순간적으로 오해와 비난받을 수 있는 개인의 과도한 의전행위지만

그것을 왜 현재의 구태의연한 공직문화로 비하 왜곡하느냐는 것이다.

 

 

'아니면 그만'이라는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보도는 의전행사의 신중한 수행을 환기시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관심을 사기위해 특정 장면을 문제삼아 본말을 전도시키고

자초지종을 모르는 일반 국민들은 기사내용만 읽고 사회전반에 대한 행정불신을 쌓아만 간다.

국회의원 말보다 더 신뢰성 없고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 같은것이 언론의 현주소이다.